안녕하세요~, 언어 공부로 여러분들과 소통하는 Barroco입니다.

다들 연말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새해 계획은 세우셨나요?

전 이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이미 버킷 리스트는 작성했고요

집에서 이 블로그와 함께 백수 아닌 백수 생활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언제 이 지루한 삶이 끝나냐고요? 글쎄요. 빠르면 어쩜 내년 9월까지?

아니, 꼭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어요. ㅠㅠ


사실 블로그나 다이어리를 쓰는 목적이

머릿속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생각과 지식들을 정돈하기 위해서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음악이라는 한 분야에만 빠져왔기 때문에

사실 다른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없어요.

그래도 한번 무엇인가에 빠져들기 시작하면

해어나올 수 없는 게 저의 장점이자 단점이 됩니다.


그래서 지금 작성하는 글의 주제를 정했습니다.

그건 바로 '<마법기사 레이어스>의 모든 것을 파해치기'

이라고는 했지만 자칫 아직 보시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가 될 가능성이 있으니 어느 정도까지 작성하는 게 좋을지 기준을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모든 것이 다 들어갈지도 의문이고요.

암튼 가장 좋아하는 일본 만화 내지 애니를 꼽으라면 저에게는 항상

top이 될 만큼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저에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좋아하는 이유를 딱 한 가지 들라면 화려한 그림체 때문입니다. ㅋㅋ

다른 이유도 들라면 믿는 마음이 힘이 된다는 세계관이 너무나도 맘에 들어서일까요.)

관련 서적이란 서적은 다 가지고 있고 애니를 적어도 열번 이상은 보았으니

네~, 레이어스 덕후라고 불릴 만도 합니다.

피규어나 인형은 놔둘 만한 공간도 없고

무엇보다 가격이 ㅎㄷㄷ;;;해서 그냥 참고 있습니다.


아무튼, 제목에서 밝혔듯이

저는 만화책과 애니를 비교하는 쪽으로 포커스를 맞출 거니 잘 따라오시기 바랍니다.

제가 알고 있는 지식 내에서는 모든 걸 이곳에 밝힐 예정인데

편의상 애니를 기준으로 설명할께요.



마법기사 레이어스는 기존의 마법소녀물의 개념을 깨뜨린 획기적인 작품입니다.


<마법기사 레이어스>의 원제는 '魔法騎士レイアース'이고 영제는 'Magic Knight Rayearth'입니다.

우선 제목 분석을 들어가자면 통상적으로 마법기사를 부를 때는 한자를 쓰지 않고

영어인 마직끄나이토(マジックナイト)라고 읽습니다.

이 명칭에 관해서 잠시 설명을 하자면 원작인 만화책 2부 3권 p. 74-76에서

주인공인 세 소녀 역시 자기들을 부르는 명칭이 영어인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대화를 페리오와 나누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것에 관한 해답은 이후 기둥의 시련 때 모코나가 세피로와 세 소녀들이 사는 지구를 포함한

온 우주의 창조주라는 정체가 모코나 자신에 의해 드러나면서 밝혀지게 됩니다.

히카루의 마신인 레이어스(レイアース, Rayearth)라는 이름도 '빛나는(ray) 지구(earth)'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마법기사이니 마신 이름이니 이런 명칭들은 모두 모코나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애니에서는 모코나를 창조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이런 아주 중요하고 기본적인 사항이 아예 등장하지 않습니다.


마법기사 레이어스 만화책 초판 앞표지. 주인공들이 다루는 불, 물, 바람의 마법을 색깔별로 표현하였습니다.


마법기사 레이어스 만화책 초판 뒷표지. 1부는 마신 일러스트, 2부는 세피로 이외의 나라들 일러스트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원작인 만화는 1993년부터 1996년까지 나카요시 잡지에 연재되었고

(이후 고단사에서 단행본으로 1,2부 합쳐 총 6권 발행)

애니화는 이에 힘입어 1994년 10월 17일부터 1995년 11월 27일까지 요미우리 TV를 통해 방영이 되었습니다. 

날짜에서 알 수 있듯이 애니의 맨 첫화가 방영될 무렵 나카요시 잡지에는

(그 당시에는 아직 발매가 안 되었었던) 만화책의 1부 3권의 첫부분이 연재되고 있었기 때문에

클램프를 위시한 작품을 맡은 사람들 이외에는 그 당시 2부가 어떻게 전개될 지 다들 모르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만화책을 위시한 일러스트레이션의 작화는 클램프의 맴버 중 한명인 모코나 아파파가 맡았고

클램프의 화려한 그림체에 견줄만한 애니메이션의 작화는 이시다 아츠코가 맡았습니다.

 

이쯤되서 알 수 있듯이 원작과 애니 모두 크게 1부와 2부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1부는 세피로의 기둥인 에메로드 공주를 잡아간 자가토 타도라는 목표를 향해

(물론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예상은 못한 채)

갑옷과 무기를 성장시키는 등의 모습을 보이며 구군분투하는 세 소녀의 모험담을 그려내었고,

2부는 기둥의 부제로 인하여 암흑의 세계로 변해버린 세피로를

다시 회복시키고 이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되는 모습을 그려내었습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애니의 2부는 이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보통 애니메이션은 오프닝에 따라 기로 구분되어지길래 통상적으로

1기는 1부인 1화에서 20화, 침략기라고도 불리는 2기는 21화에서 42화,

나머지 43화에서 49화까지는 3기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오프닝 송도 총 세 곡이 존재하는데 나카무라 아유미가 부른 2기 오프닝인

미워할 수 없어요(キライになれない)는 1기와 3기 오프닝송의 그림자에 가려져

영어권 시청자들로부터는 막상 그 존재 자체를 모르는 등의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영어자막판에서는 2부 오프닝을 아예 3기 오프닝으로 못박아버려서 이런 현상이...)



1부의 주요 등장인물들


1부는 만화책과 애니가 거의 비슷한 형태로 전개가 되어집니다.

다만 애니 같은 경우는 클램프의 또다른 유명작인 <카드캡터 사쿠라>처럼

원작인 만화책에 비하여 그 분량이 길어지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따라서 원작인 만화책에는 등장하지 않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들이 전개가 되어지곤 하는데

아무래도 애니를 통하여 친구들 간의 끈끈한 우정 등 좀 더 강조해주고 싶었던 소재들이 있는게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먼저 1화의 줄거리를 대략 말씀드리자면,

도쿄타워에 사회견학을 온 히카루[각주:1], 우미[각주:2], 후우[각주:3]는 에메로드 공주에 의해

세피로[각주:4]라는 신비한 세계에 소환이 되어집니다.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어찌하면 좋을지 몰라 안절부절하고 있을 때 나타난 이가 있으니

그는 바로 도사 크레프(導師 クレフ)[각주:5]였습니다. 겉보기에는 열살 전후로 보이지만

실제 나이는 745살입니다. 의지의 세계인 세피로에서는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서 이렇게 자신의 모습을 어리게 만들 수가 있으니까요.


크레프를 처음 대면하던 순간


크레프는 모든 좌초지중을 설명해주고 소녀들이 세피로를 구할 마법기사가 되기 위해

앞으로 싸울 것을 대비하여 마법전승을 통하여 갑옷을 몸에 장착해줍니다.

시간 관계상 히카루에게만 마법을 가르쳐주고는 이들을 침묵의 숲으로 보내는데

방심하던 사이 자신의 제자인 자가토의 공격에 그만 돌이 되고 맙니다.

하지만 이후 모코나를 통해 교신하며 소녀들을 각성시켜주고

자가토의 죽음과 동시에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만화에서는 자가토의 공격을 받지 않고 계속 살아있어 그들의 앞날을 기원합니다.


크레프의 샤방샤방한 이 모습...+_+


그리고는 만화와 애니 모두 2부에서 재회하게 되지요.

조금 다른 점이라면 애니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사용하여

큰 성을 결계로 보호하거나 여러 사람을 성밖에서 안으로 소환하여

체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를 지속하였다는 겁니다.

그리고 성 꼭대기에 있는 기둥의 방을 여는 아이템 중 하나인 반지를 가지고 있었고

다른 사람과 마음으로 교신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으며

그 사람의 겉모습만을 보고도 체력이나 마음 상태를 파악하고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만화에서도 애니처럼 쓰러지는 장면이 나와서 프레세아를 심쿵하게 만들었는데요.

제 기억으로는 뭐 특별히 마법을 무리하게 사용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닌 걸로 압니다.

다만 모코나의 정체가 밝혀지게 되면서 그 강력한 힘을 견디지 못하고

가운데 뿔이 달린 크레프의 티아라가 녹아버리는 괴이한 현상이 벌이지긴 했습니다.


(근데 다 쓰고 나니 내가 제일 좋아해서 그런가 왠지 크레프에게만 설명이 몰려있는 듯한 느낌??)


이노바가 인간이었을 때의 모습. 다른 모습으로도 변장이 가능합니다.


이노바의 본모습


한편 1화부터 등장하는 신관 자가토(神官 ザガート)[각주:6]와 그 일당의 맴버 중에는 이노바(イノーバ)[각주:7]가 있습니다.

만화책에는 없습니다. 오로지 애니에만 존재하는 캐릭터인데 클램프가 만든 설정자료집에는 버젓이 존재합니다.

원래는 에메로드[각주:8] 공주(エメロード姫) 곁을 지키는 성수인데 자가토와 사랑에 빠진 그녀가

자가토에게 이노바를 보내고 자가토는 자신의 수하들을 감시, 명령하는 목적으로 이노바를 인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자가토의 수하들이 차례대로 마법기사들에게 당하게 되자

이노바는 자신이 본래 가지고 있는 힘을 마음껏 쓸 수 있게

자신을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 줄 것을 자가토에게 간곡히 요청하고

자가토는 그 모습에 감동하여 그를 원래 모습으로 만들어주었으나 이노바 역시 패하고 말았습니다.

죽는 순간마저도 그는 자가토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의 주인에 대하여 끝까지 충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프레세아


도사 크레프를 보좌하는 시에라


2화에서는 세피로에서 제일가는 술사, 프레세아(プレセア)[각주:9]가 등장하여 히카루 일행들을 맞이하게 됩니다.

마법기사들에게 걸맞는 무기를 만들기 위해 에스쿠도 광물을 손에 넣으라고 말해주고 우선 무기를 빌려줍니다.

그리고 이들이 에테르나 샘에 가서 성공적으로 광물을 가지고 오자 본격적으로 무기를 만드는데

(이 에테르나에서 마주한 아르시오네는 만화 원작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무기를 다 완성하자마자 아스코트가 보낸 마수의 공격을 받고 건물더미에 깔려 죽게 됩니다.

이랬던 그녀가 죽은 자에 대한 에메로드 공주의 소원이라며 2부에 다시 등장하는데

실제 정체는 프레세아의 쌍둥이 동생 시에라였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 두 사람 다 크레프를 짝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만화에서 프레세아는 죽지 않고 세 소녀들이 에테르나 샘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이들을 샘밖에서 맞이하고 2부에서도 재회하게 됩니다.



1부에서의 페리오


2부에서의 페리오와 후우


3화부터 등장하는 수수께끼의 사나이, 페리오(フェリオ) [각주:10]

만화와 애니 모두 침묵의 숲에서 만나는 걸로 인연이 시작됩니다.

차이점을 들자면 만화에서는 침묵의 숲 출구까지 세 소녀와 모코나와 동행하다가

출구를 나오자마자 아르시오네에게 기습 공격을 당하고

페리오는 이들이 싸움을 강행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들이 마법기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세피로에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전설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은 에메로드 공주의 측근이라는 것까지만 말하고 헤어집니다.

그리고 2부에서는 에메로드 공주의 남동생이라며 왕자복을 입고 나타나는데

자신은 왕자라는 신분이 버거워 성 밖을 나돌며 주로 여행을 다녔다고 밝힙니다.

여담으로 에메로드와 페리오가 남매지간이라는 걸 증명하는 것으로는

둘 다 머리색과 눈동자색이 뒤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애니의 설정은 좀 더 복잡하고 애절합니다.

침묵의 숲 출구에서 세 소녀는 페리오와 헤어지게 되지만 그 이후에도 몇 번 만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페리오는 적인지 아군인지 알 수 없는 행동들을 하면서 마법기사들을 난처하게 만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우는 페리오에게서 뭔가 특별한 감정을 느껴서 좋아하게 되고

페리오는 그 보답으로 우리식의 표현을 빌리자면 무선 통신기인 오브를 줍니다.

(이 오브는 어린 시절 에메로드 공주가 페리오에게 준 선물입니다.) 

(이 오브 덕분에 세 소녀는 위기 상황을 몇 번 모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에메로드 공주의 힘이 점점 약해지자 봉인되어 있던 기억이 돌아온 페리오는

자신은 원래 에메로드 공주의 친동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큰 충격에 빠지게 되고

2부에서는 왕자복 차림으로 마법기사들 앞에 나타나 정중하게 인사를 청합니다.



자 이제 그럼 악역으로 가볼까요? (그러고보니 이노바를 먼저 언급했군요.)

앞서 말했듯이 애니화가 되면서 이야기가 길어지는 바람에

만화책에는 없는 이야기들이 새로 추가되어서 만들어졌는데

자가토의 부하들의 활약상들도 그 중의 일부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들을 일일히 나열하기에는 너무 길어지니 생략하기로 하고

(사실 생각이 잘 나지가 않네요.)

아르시오네에 관한 이야기는 이후 2부로 넘어가면 하도록 하겠습니다.



1부에서는 히카루, 우미, 후우에게 단계별 미션들이 차례로 주어지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게 바로 세 대의 마신을 눈뜨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프레세아가 말했듯이 마신이야말로 마법기사가 되는 열쇠이니까요.

참고로 마신은 본래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자신의 주인을 만나면 로봇의 형태로 그 모습이 바뀌게 됩니다.

마법기사들이 마신 안에 탑승하면 마신과 기사는 일심동체가 되어

주인이 하는 행동(마법이나 무기 다루는 것 등등) 그대로 하게 됩니다.

이러한 점에서 <마동왕 그랑조트>(魔動王グランゾート, 1989)와 연관짖는 분들도 계신데 글쎄요,

클램프는 여기에 대해서 일채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암튼

이 마신이야말로 검과 더불어서 <마법기사 레이어스>가 다른 보통의 마법소녀물과 다르다는 점을 확실히 입증해주고 있습니다.


세 소녀가 마신을 눈뜨게 한 순서는 같은데 싸우게 되는 적들은 만화와 애니가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 바다의 신전

만화: 히카루 일행 vs. 아스코트[각주:11]   애니: 히카루 일행 vs. 아스코트

@ 하늘의 신전

만화: 히카루 일행 vs. 카르디나[각주:12]  애니: 히카루 일행 vs. 이노바

@ 불의 신전

만화: 히카루 일행 vs. 라파가[각주:13]  애니: 히카루 일행 vs. 자가토


싸우게 되는 과정들 역시 이야기가 길어지는 관계로 생략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세 소녀들은 마법기사가 되어 자가토를 대면하게 됩니다. 여느 성공담과 다를 바 없이

셋이 힘을 합하여 자가토를 쓰러뜨리는 데에 성공합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라는 거죠.

이번에는 자가토의 죽음에 격분한 에메로드 공주가 성장한 모습으로 마법기사들을 마구 공격합니다.

이 때 그녀가 탑승하였던 마신이 만화에서는 네 발 달린 켄다우로스 형태로,

애니에서는 일반 로봇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에메로드 공주가 탑승한 마신


생각지도 못했던 최종보스와의 싸움에서 세 소녀들은 환영으로 보여진

에메로드 공주의 진짜 모습을 통해 여태까지 일어났던 사건들과 마법기사의 전설의 모든 실체를 알게 되었고

결국 자기들은 세피로의 그 어느 누구도 해할 수 없는 기둥을 죽이기 위해

소환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에 빠집니다.

이 과정에서 만화는 단지 어린 에메로드 공주만 애원을 하는데

애니에서는 자가토의 마법에서 풀려난 크레프까지 마음의 소리로 합세를 합니다.

그리고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에메로드 공주를 죽임으로서 슬픈 결말로 1부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2부의 주요 등장인물들


일상으로 복귀하였으나 셋 다 마음이 편할 리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셋은 도쿄타워에 다시 모여 세피로를 위하여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칩니다.

그 때 또다시 눈부신 빛에 이끌려 세피로로 소환된 세 사람.

하지만 기둥이 사라진 세피로는 이전과 같은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칠흙같은 어둠과 황폐한 지형만이 남아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거주할 수 있는 곳은 오로지 저 사진 속에 보이는 성 뿐이었습니다.


크레프를 통하여 세 사람은 들었습니다. 지금 세피로를 노리는 나라들이 있다고.

그러자 이들은 다시 마음을 모아 세피로를 지키겠다고 다짐을 하고 크레프는 그들에게 새로운 갑옷을 장착시켜 줍니다.

프레세아로부터 무기도 받았는데 무기와 갑옷 모두 이미 성장하였기 때문에

더 이상의 발전된 모습은 없을 거고 대신 마법은 새로운 것이든 기존에 쓰던 것이든

얼마든지 마음 먹기에 따라서 강약을 조절하며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는 이공간에 있는 마신들과도 다시 대면하게 됩니다.



세피로를 노리는 나라는 오토잠[각주:14], 화렌, 그리고 치제타[각주:15]였습니다.

이들의 목적은 바로 기둥이 되어서 자기가 원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둥이라는 것에서부터 애니와 만화책은 큰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애니에서는 앞서 크레프의 경우를 설명하면서 밝혔듯이

성 꼭대기에 기둥의 방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전 기둥이었던 에메로드 공주가 쓰고 있던 형태로 남아있던 기둥의 증표가

주변에 기둥이 될 만한 사람이 나타나게 되면 그 형태를

그 사람에 맞게 서서히 변형해나간다는 것이었습니다.


만화에서는 기둥의 길이라고 해서 세피로를 중심으로 하여

주변국들로부터 밝은 빛을 내뿜는 띠 같은 것들이 연결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기둥의 길이 열렸다 혹은 닫혔다 이렇게 표현하는 다소 이해하기에는 생소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애니와 만화 모두 히카루와 이글을 기둥 후보로 내세운다는 점은 같은데요.

애니에서는 왕관이 후보를 결정하고 만화에서는 온 우주의 창조자인 모코나가 결정합니다.

결정하기 전 히카루는 보통 사람들이라면 절대로 드나들 수 없는

기둥의 길을 통과하게 됩니다. 이를 두고 마신들이 무릎 끓고 모코나에게 보고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리고는

정체를 드러낸 이 모코나가 다른 나라의 사람들은 자기 욕심만 채우려한다고 탈락시키고

애니에서는 우미와 후우가 치제타와 화렌에 각각 잡혀가서

우두머리들을 말과 행동으로서 기둥을 포기하도록 설득시킵니다.

결론은 끝에 가서 만화 애니 둘 다 주변국들과 친밀한 관계로 돌아섰다는 겁니다. ^^


각본집 2권에 실린 노바와 데보네아 모습. 각본집 삽화 그대로 애니메이션에 적용했더라면 더 디테일하고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럼 이것이 끝이냐? 애니의 경우는 또다른 악의 세력이 존재하는데

그건 바로 데보네아(デボネア)[각주:16]와 그녀가 양딸로 도맡아 키우는 노바(ノヴァ)[각주:17]입니다.

이노바가 1부 애니에만 등장하는 악의 캐릭터였다면

이 둘은 2부 애니에만 등장하는 악의 캐릭터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실체는 끝에 가서 밝혀지는데 데보네아는

기둥의 소멸로 인하여 세피로 사람들이 가지게 된 공포와 불안감 등등이

만들어낸 그야말로 악의 축이라고 할 수 있고

노바의 정체는 에메로드 공주를 죽여야만 했던 히카루의 상처받은 마음의 일부라고

즉 다시 말하면 히카루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노바를 데보네아가 양녀로 삼으면서 그녀의 성격은 점점 삐뚤해져만 갔는데요.

그녀가 내뱉었던 잔혹한 말들은 지금까지도 레이어스 팬들 사이에선 명대사로 화자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데보네아 밑에는 또 한 사람의 부하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아르시오네(アルシオーネ)[각주:18]였습니다.

1부에서는 자가토에 반하여 마법기사들을 끈질기게 괴롭히더니

2부에 와서도 무언가에 쇄뇌당한 모습으로 모두를 혼란에 빠뜨리고 마는데요.

이를 란티스(ランティス)[각주:19]가 우연히 발견하고는 그녀를 성 안에 가두는데

란티스가 신관 자가토의 동생이다 보니 란티스보고 자꾸 자가토 사마라고 합니다.

하지만 어느날 정신차리고 보니 자가토는 이미 저 세상 사람이고

절망에 빠져 우울해하고 있다가 데보네아의 본거지를 가르쳐 주고는

장렬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비운의 인물이 됩니다.

만화책 2부에서는 그녀의 행방에 잠시 의아해할 뿐 더 이상 나타나지 않습니다.



암튼 이글과 히카루 중 다음 기둥으로는 히카루로 정해지게 됩니다.

만화에서는 도쿄타워가 있는 가상의 공간에서 시련이라는 명목 아래 서로 싸우다가

이글에게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히카루가 함께 돌아가자 어쩌고 저쩌고 설득해서

둘 다 무사히 세피로로 돌아오게 되고요.

다음 기둥이 된 히카루는 한 사람의 의지만이 아닌

모든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나가는 세피로가 되고 싶다고 소망합니다.

그리고 세 사람은 마치 제 집인것마냥 세피로를 자주 드나듭니다.


애니에서는 노바와 히카루가 싸우는 과정 속에서 다음 기둥 후보인 히카루가

이글의 도움으로 죽음을 면했다는 이유 때문에

이글이 데보네아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되고

데보네아와의 최종 싸움에서 기둥의 증표가 검의 형태로 히카루에게 넘어가자

히카루는 지금부터 기둥 제도를 없애고 모든 사람들이 함께 협력하며

이 나라를 만들어나갔음 좋겠다고 못박아버린 뒤

자신의 파트너들과 기약없는 작별을 합니다.

그리고는 계절이 바뀐 후 세 사람은 도쿄타워에 다시 모여

세피로에서의 행복했던 나날들을 추억하지요.

이 때 메인테마가 흘러나오면서 세피로의 아름다운 풍경이 창 밖으로 보이는데

정말 감동적인 결말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이왕 말 나온 김에 OST 중 가장 유명한 이 메인테마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혹시나 모바일 버전에서 들으실 수 없는 경우 아래 동영상을 재생해 주세요)



아 이쯤되면 2부에서 세 소녀를 소환한 이는 누구인지 드러나게 되는데요.

만화책은 창조주 모코나, 애니는 세 소녀들 자신이라고 밝혀지게 됩니다.



이 사진에서 히카루가 들고 있는 팬던트는 란티스로부터 받은 것인데

애니에서는 히카루의 생명을 두 번이나 지켜주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만화책에서는 란티스로부터 받은 적이 없는 걸로 압니다.



아 근데 파트너 파트너 그러니까 이것에 관해서도 제대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히카루 x 란티스, 우미 x 크레프, 후우 x 페리오 이렇게 공식화되버리는데

히카루는 란티스 이글 둘 다 좋아하여 이 세 사람이 구도로 잡히는 일러스트레이션도 몇 장 있고

애니에서는 히카루가 이글에게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모두 털어놓습니다.

그렇다고 히카루를 두고 란티스와 이글이 대립하는 건 결코 아니고요.

란티스는 단지 이글이 기둥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집을 부리니 그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그 고집을 꺾기를 바라는 뜻에서

때로는 이글과 의견 대립을 하고 충돌합니다.

그리고 이글이 죽어버렸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히카루와 란티스는

끝부분에서 서로를 좋아한다고 고백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화책에서는 자기와 이글 중 누가 더 좋냐는 란티스의 질문에

히카루가 둘 다라고 하여 란티스가 결혼을 두 사람과 할 수 있냐며 약간 당황하게 됩니다.

암튼 무뚝뚝한 성격의 란티스이지만 형을 죽인 자신을 얾마든지 때려도 좋다는

히카루의 솔직한 고백에 조금씩 마음 문을 열어서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작별인사에서 우미는 크레프에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았는데요.

클램프가 어느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우미가 공식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크레프 입장에서도 아무래도 연장자이다 보니 모든 사람을 다 아끼고 품어주는 경향이 있는데

애니에 등장하는 몇몇 씬을 보면 우미가 크레프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카르디나가 이를 눈치채고는 한바탕 크게 웃다 멋쩍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미와 아스코트를 연관짖는 경우들도 있는데

애니에서는 성장해버린 아스코트가 우미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먼저 내보여서

그녀를 좋아한다며 짝사랑한 채 그녀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도와주고

만화책에서는 우미가 먼저 아스코트에게 다가가 이런저런 말을 걸면서 관심있어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지요, "난 모두가 좋아."

크레프이냐 아스코트냐...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드는지는 여러분이 판단할 몫입니다.


그리고 후우와 페리오가 공식 커플이라는 건 만 천하도 다 아는 사실인데

그닥 제 취향은 아니라서 더 이상 길게 적지는 않겠습니다.



자 어떠셨나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만화책 2부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아서

제 설명이 제대로 잘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길게 쓴다고 썼는데 생각만큼의 분량은 나오지 않았어요.

물론 질질 끄는 장면들이 몇 있엇지만 역시 저는 긴장감이 팽팽한 애니 쪽이 더 좋았던 거 같아요.

암튼 <마법기사 레이어스>에 관한 포스팅은 이것으로서 끝내도록 하고

제 개인적인 소망을 적어보자면 소장하고 있는 레이어스 원서들을

언젠가는 꼭 한국어로 모두 번역하고 싶은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혹시나 이미 하신 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제가 일본어를 third language로 택한 이유 중 하나가 레이어스 때문인 만큼

내년부터 다시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시작될 번역 작업에

레이어스를 향한 저의 모든 애정과 관심 등등도 함께 듬~~~쁙 들어가길 바랍니다.


나의 보물들, 그리고 내가 일본어를 공부하는 이유


이 만화 내지 애니에 대해 모르고 계셨던 분이나 잘 알고 있는 분

등등 이 포스트를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여나 제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면 지적도 해주시고

궁금해하고 계시는 부분들도 제가 아는 범위에서는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모두 모두 Merry Christmas!! 

  1. full name은 시도우 히카루 (獅堂 光) = 사자 성지의 빛 [본문으로]
  2. full name은 류우자키 우미 (龍咲 海) = 용이 만발한 바다 [본문으로]
  3. full name은 호우오우지 후우 (鳳凰寺 風) = 봉황새 신전의 바람 [본문으로]
  4. 닛산 세피로(Cefiro). 중형차이죠. 한국의 번역판에서는 '세피아'라는 오타가 났습니다. [본문으로]
  5. 「Clef」는 MAZDA의 중형 승용차. 오토잠 브랜드로 판매, 크로노스의 형제 모델이다. [본문으로]
  6. 「Zagato」는 이탈리안 계열의 브랜드 네임으로 Ferraris(페라리) 같은 차의 커스텀 제작을 하는 곳. 또한 Lancia Flaminia Sport Zagato가 출처라는 설도 있는데 이는 Flaminia의 레이스 카 버전으로 1950~60년대 유행했다. [본문으로]
  7. 「Inova」는 HONDA의 Ascot 세단중 하나. [본문으로]
  8. 미쓰비시자동차의 아반떼급 쿠페 Emeraude [본문으로]
  9. 「Presea」는 Nissan의 준중형급 하드탑 세단 이름.「Sierra」는 미국 GMC의 미니트럭 이름. 또는 미국 포드사의 승용차 이름이다. [본문으로]
  10. 「Ferio」는 HONDA의 주력 승용차인 시빅의 4도어 모델명. 치약 아니었나요 [본문으로]
  11. 「Ascot」은 HONDA의 어코드-클래스(Accord-class) 세단. [본문으로]
  12. 「Caldina」는 TOYOTA사의 코로나 웨건 타입(Corona wagon-type). [본문으로]
  13. 「Rafaga」는 HONDA의 어코드 클래스 세단(ASCOT처럼). 특이하게 5기통 엔진을 썼다. [본문으로]
  14. 마쓰다 자동차의 판매 브랜드중 Autozam [본문으로]
  15. 이탈리아의 스포츠카 메이커입니다. Cizeta [본문으로]
  16. MITSUBISHI의 「Debonair」. 현대 그랜저의 형제모델. [본문으로]
  17. CHEVOLET사의 「NOVA」. [본문으로]
  18. 「Alcyone」는 SUBARU사의 2인승 SVX 2-door 쿠페. [본문으로]
  19. 「Lantis」는 MAZDA의 해치백 모델. Mazda의 간판 모델인 파밀리아의 형제뻘 모델이다. [본문으로]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5.12.24 09:23 신고

    정말 진정한 덕후시군요 ㅎㅎ
    죄송한 말이지만 저는 처음 접합니다^^

    • Favicon of https://faithnlovekim05.tistory.com BlogIcon 일그러진 진주 2015.12.24 09:31 신고

      일본에서는 1994년에 애니화되었고 한국에서는 1997년 10월부터 그 다음해 2월까지 SBS를 통해 방영되었습니다. 그 당시 KBS의 세일러문과 거의 쌍벽이었다고 할 수 있어서 이거 보려고 동생이랑 싸웠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암튼 이 당시 저는 중학생이었으니까 공수래공수거님의 연세? 나이?로 봐서는 모르실 수도 있습니다.

  2. 2016.03.22 00:40

    저 책들 이름알 수 잇나요? 처음보는 책들이 있는 것 같아요
    많이모으셨네요 ! 전 아직 일러스트집뿐인데ㅠ

    • Favicon of https://faithnlovekim05.tistory.com BlogIcon 일그러진 진주 2016.03.22 09:34 신고

      외국어 경험담 포스팅에서는 책 이름들을 나열했었는데 여기에선 빼먹었네요. 대부분 아마존이나 이베이로 샀고요.
      왼쪽부터 설정자료집, 나카요시 애니메 아트북(일명 무크지) 1부와 2부, 화보집 1권과 2권(일러스트집), 북미판 영어 만화책 1부와 2부, 일본어 원판 만화책 6권, 각본집 4권, 색칠놀이, 그리고 클램프 North Side와 South Side 일러스트집입니다. (North에만 레이어스 그림들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3. Favicon of https://kkiuk.tistory.com BlogIcon 클라인STR 2018.12.21 19:45 신고

    애니랑 만화책 내용이 다른걸 처음알았네요. 만화책도 읽어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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